
어찌어찌하다보니 3일차가 되었다.
한달 여행 중 10퍼센트가 지났다.
부지런히 기록해보자
1. 시차 적응을 위한 가족 회의
시차에 전혀 적응되지 않은 나와 어머니. 결국 피곤한 몸에도 밤을 거의 꼴딱 새신 어머니께서 회복을 위해 호텔을 예약하셨다.
언니가 낮에 일정이 있어서 집을 비워줬으면 한다고 했다. 막상 나가려니 갈 곳도 없고 몸이 너무 피곤했다. 영어라도 잘했다면 어디든 가겠는데 불가능한 상황이다. 언니의 일정에 무작정 맞춰서 일정을 변경하려고 했기에 고정된 스케줄이 있는 것도 없었다. 당장 어디를 갈지도 막막하고 걱정이 되는 상태였다.
결국 가족 회의를 진행해서 서로의 일정을 확인하고 가능한 영역에서 조정하기로 했다. 독일에서는 언니의 생활이 있었으며, 우리를 위해서 이 리듬을 무작정 흐트릴 수는 없었다.
충분히 언니가 고지했음에도 무의식으로는 언니에게 의지하는 면이 컸다는 걸 가족 회의를 진행하며 깨닫기도 했다. 개인 영역이 중요한 사람이 사적 공간을 내준 것 자체가 큰 배려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회의를 통해 앞으로는 우리 일정과 언니 일정을 분리해서 보는 방향으로 여행 일정을 재정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호캉스 행이 결정되었다.
2. 공포의 지형학

생김새가 다르고, 키도 엄청 크고,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 세상으로 다시 나갈 생각을 하니 엄청 긴장되었다. 하지만 , 안나갈 수 없으니 짐을 싼 커다란 배낭을 메고 출발했다. 마음과 같이 베낭도 엄청 무거웠다.


호텔로 바로 가기는 아쉬우니 공포의 지형학이라는 전시회에 들렸다가 가기로 했다. 베를린 나치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사진과 함께 전시했으며, 홀로코스터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봐도 좋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제공된다.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실내외 사진에 적혀있는 내용들도 함께 읽으면 좋다. 영어만 할 줄 안다면 더욱 몰입하며 얻어갈게 많아 보였다. 하지만 난 영어를 못해서(ㅠㅜ) 실내 전시만 오디어 가이드를 들으며 쫓아갔다. 실외 전시는 오디오 가이드가 없어서 볼 수 없었다.

전시 관람은 약 2시간 30분 걸렸다. 중간 중간 앉는 장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서서 관람하기에 다리가 많이 피로하므로 각오하는 것이 좋다.
전시회장 안에는 물품 보관소와 카페가 있다. 물품 보관소는 1유로 동전을 넣어야하며 다시 돌려 받는다. 물품 보관소를 사용하기 위해 우리는 지폐를 뽀개야했다. 카페에서사먹었는데, 콜라 200ml(컵 한잔) 1병 가격이 정확하지는 않는데 엄청 비쌌던...기억이 있다.

3. 호캉스
어제의 피로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오전에 전시회장을 다녀왔으니 넉다운 되었다. 그대로 기절하고 깊지만 마트에 가서 먹을거를 사와야만 했다.
호텔 근처 마트를 찾아 30분을 넘게 헤맸다. 너무 힘들어서 사진을 찍을 기운 조차 없었다. 식욕이 돋지는 않아서 아침에 먹을 빵과 과자, 맥주, 물, 요거트 정도만 구매해서 돌아왔다.

잠자기 전 맥주도 2병도 마셨다. 독일 맥주가 맛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3일차도 마무리했다.